퀄컴(QCOM)이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알파웨이브 IP를 약 2조 8,800억 원($24억) 규모에 인수한다. 이번 거래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중심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행보다.
퀄컴은 9일(현지시간) 알파웨이브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했으며, 주당 1.83파운드에 매입한다는 조건은 인수 발표 전 알파웨이브의 주가 대비 98%에 달하는 프리미엄이다. 거래는 2026년 1분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알파웨이브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이미 인수를 승인한 상태다.
이번 인수는 퀄컴이 내놓을 예정인 차세대 오리온(Oryon) CPU와 뇌신경처리장치(NPU) 제품군인 헥사곤(Hexagon) 라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오리온 CPU는 그간 노트북 중심으로 공급돼 왔으나, 향후 데이터센터 버전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퀄컴은 지난 5월, 엔비디아 칩과 연결 가능한 AI 서버 전용 CPU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알파웨이브는 고속 반도체 간 연결을 위한 인터커넥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인 AresCORE는 반도체 모듈 간 데이터를 초당 밀리미터당 64기가비트 전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구조 내에서 모듈 간 연결성과 대역폭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킨다.
이외에도 알파웨이브는 데이터 흐름 관리를 위한 GammaCORE, 그리고 여러 데이터 스트림을 하나로 통합하는 SerDes 모듈 등 고집적 반도체 설계에 최적화된 요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알파웨이브 기술은 CPO(Co-Packaged Optics)와 같은 차세대 광전송 기술에도 적용 가능해, AI 및 데이터센터용 패키지 구성에도 유리하다.
크리스티아누 아몽(Cristiano Amon) 퀄컴 CEO는 “알파웨이브의 첨단 인터커넥트 기술은 퀄컴의 전문 설계 프로세서와 결합해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고성장 분야에서의 컴퓨팅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퀄컴은 현재 스마트폰 중심의 SoC 사업을 넘어, 데이터 센터와 AI 반도체 시장으로의 외연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AI와 데이터 대역폭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딜은 퀄컴의 장기 전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