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이 반도체 기업을 반도체 업종 내 ‘톱 픽(Top Pick)’으로 재지정하며 주가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27일(현지시간) 리서치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를 ‘비중확대(overweight)’로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60달러(약 23만 원)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 종가 대비 약 22%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이번 평가에서 눈길을 끈 부분은, 엔비디아가 당면한 단기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 개선 여지가 뚜렷하다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라 H20 AI칩의 중국 수출이 금지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수익 타격은 "이미 시장에 충분히 인지된 이슈"라고 은행은 진단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약 55억 달러(약 7조 9,200억 원)의 충당 비용을 계상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중국 시장의 수출 제한이 부정적인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따른 공백을 중동 시장의 AI 수요가 상당 부분 메워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웨드부시 증권은 5월 초 발표된 엔비디아의 사우디 스타트업 반도체 공급 계약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미국산 AI 칩 수출 허가 사례 등을 근거로 들며, 중동발 AI 인프라 투자가 향후 글로벌 AI 산업에 1조 달러(약 1,440조 원)에 달하는 추가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웨드부시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75달러(약 25만 2,000원)로 제시하며, 이는 시장 컨센서스 수준인 164달러를 상회한다. 이와 같은 장밋빛 전망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3% 이상 상승하며 135.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통해 연초 이후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반등세로 전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성장 동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이후 도래할 구조적 성장세에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엣지 컴퓨팅과 AI 수요 급증 속에서 엔비디아의 기술력과 공급 역량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몇 년간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해왔으며,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수출 규제로 인한 단기 충격에도 불구하고, AI 트렌드 확산과 신흥 시장의 구매력 증가는 엔비디아 주가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